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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노년의 삶(3) “그래도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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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1  18: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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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명 선

-시흥시노인종합복지관 노인종합상담실장

 

치매와 당뇨를 앓고 있는 아내와 소통이 되지 못한 것은 7년째이다.

밤에 잠을 못자는 것이 가장 큰 고통으로 25년째 신경안정제에 의지해 아주 짧은 시간 밤에 잠을 청한다.

작년부터 기억력이 점점 더 떨어지고 어지러워 몸을 지탱하기 힘이 들고 한계에 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65살이 넘어 가진 종교생활도 20년이 되도록 믿음이 깊어지지 않고 종교생활을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말뿐이지 다른 사람에게 더 관대하지도 않았다.

내 사정을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는 사람도 없었다. 사람들과 마음을 툭 터놓고 나눌 수는 없었다. 정신력으로 버티고 극복하려고 노력해봤지만 죽고 싶은 생각이 들어 마음을 어찌할 바 몰라 헤매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만 줘도 좋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집에 도우미가 아내와 함께 있지만 그 무엇도 맞지 않아하는 아내가 도우미와도 사이가 좋지 않아 걱정이 된다.

느즈막이 결혼해 50이 가까워오는 아들이 손자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주말에 손자손녀와 함께 찾아와주는 아들이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 미안하기도 하다.

아들 내외에게 큰 도움은 못되더라도 부모 걱정은 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 힘들다는 말을 하기에 미안하다.

복지관에 가면 청년시절 문학도가 꿈이었기에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보면 어느덧 시간이 흐른다. 우연히 노인상담실을 문을 열고 들어가 이런저런 얘기를 두서없이 늘어놓으면서도 ‘이렇게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어 이야기를 하다가도 멈칫하며 처음에는 내 자신이 창피하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렇게 상담실과의 만남이 2년이 넘게 내 밑바닥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아내에게 하지 못한 말, 아들 며느리에게 하지 못한 말, 하느님께도 미처 다 하지 못한 말들을 다하고 오늘도 상담실을 나선다.

*시흥시노인종합복지관 노인종합상담실에서는 시흥시 거주60세 이상 노인 및 가족의 심리상담 및 내방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의: 031-313-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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