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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자리 문화공동체’, 16년 만에 워크숍 나들이엄마개미 봉사집단, 지하 벗어나 ‘높새바람 위에 발을 내 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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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0  18: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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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실내체육관 지하 조리실에는 오래 전부터 개미 같은 봉사집단이 있다.

누군가 정성스럽게 길러, 가져다 놓은 싱싱한 채소를 보면 새벽부터 바삐 움직이는 일개미 같은 사람들, 나눔자리 문화공동체 청소년, 청년봉사단 어머니들이다.

자식들이 사회를 위해 밤을 지새우며 고민할 때 바라만보며 안타까워하던 이들이 우리도 아이들과 함께하자는 마음에서 시작된 ‘나눔자리 문화공동체 봉사단’이다.

언 듯 막심고리키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애절한 사랑이 가득한 존재들, 이들은 매월 첫째 셋째 주 화요일 맛깔난 반찬을 만들어, 저소득층 가정에 사랑을 전달하는 매개자 역할을 16년째 해오고 있다.

주어진, 계획된, 이런 단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들의 선행을 아는 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재료들을 던져 놓고 가기에 그가 누군지도 모른다.

한참의 수고로 반찬이, 또는 음식이 만들어질 때 즘이면 ‘또로록 또로록’ 전화 한통 “바쁘실 텐데 죄송합니다. 워낙 채소가 잘 자라서” 신분만 밝히면 끝이다.

어느 때는 10여 일 동안 반찬만 만들고 특히 김장철이면 더하다. 새벽처럼 모여 바쁜 손을 놀리던 이 들은 아침 8시나 9시면 슬그머니 빠져 나간다. 아무도 붙잡거나 말리지 않는다.

새벽처럼 달려와 일손을 거들고 출근을 위해 자리를 떠나는 이들을 누가 잡을 수 있겠는가. 또 다른 이들이 조용히 그 자리를 메운다. 그리고 그 정성을 전달하는 이들도 있으며, 이들의 사랑이 시흥시 공동체를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힘이 되고 있다.

   
 

그들이 지난 6월 8일, 16년 만에 워크숍이라 불리는 나들이를 다녀왔다.

어머니들의 16년만의 외출, 푸성귀를 찬 삼아 그때그때 끼니를 때우던 이들이 이날은 포천에서 점심 식사로 그 유명한 이동갈비를 뜯었다.

지하실을 벗어나, 서남쪽을 향한 높새바람을 쐰 탓일까? 8명이서 입과 마음을 가득 채워준 갈비를 2인분이나 더 추가해, 10인분이나 해 치웠다.

나눔자리 문화공동체(위원장 최명숙)가 6월 8일 렌트카 스타렉스를 이용해 8명이 포천으로 워크숍이라고 불리는 나들이에 8명이 동행해 다녀왔다.

23명의 봉사자 중 16명이 함께하지 못한 워크숍, 서로가 너무나 다른 삶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지 못한다는 최 위원장의 설명이 있기는 했지만 왠지 서글펐다.

나눔자리 문화공동체 봉사단 첫 나들이에 렌트한 12인승 승합차, 최윤형 봉사자가 핸들을 잡고 포천시 마장호수공원, 아트밸리, 이동 갈비촌, 허브아일랜드, 왕복의 길고 힘든 운전에 대해 동행자들은 “자전거를 다루는 듯하다”며 그녀의 운전솜씨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롭게 보인 것은 그녀뿐만이 아니며 모든 봉사자들의 모습이 모두 그랬다.

   
 

첫 나들이라 마음만 앞서 이곳저곳을 둘러보기 위해 피곤함을 감출 수 없었지만 모든 봉사자들의 얼굴은 분명 상기돼 있었다.

오늘 그들의 밝은 미소는 파리한 형광등아래서 나눔만을 생각하며 고된 노동을 이겨내던, 사명감어린 굳은 미소와는 사뭇 달랐다.

그러나 이들의 얼굴에서는 또 다른 그림자도 비쳤다. 함께 하지 못한 16명의 봉사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밀어낼 뻔뻔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500여명의 청소년·청년 나눔자리 문화공동체 회원들과 23명의 봉사자들이 자리를 함께하며 밝은 웃음을 지을 날이 꼭 있기를 기대한다.

정연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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